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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숙명  히가시노 게이고 지음, 구혜영 옮김
비밀, 용의자X의 헌신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소설. 한 여성이 병원 창문에서 뛰어내려 숨진다. 그리고 20년 후 묘지에서 독화살 살인사건이 발생한다. 이 사건은 이야기의 중심에 놓이는 것이 아니라, 두 주인공의 거짓말 같은 운명을 밝히기 위한 하나의 장치가 된다.

히가시노 게이고의 기념비적 대표작이라는 띠지 속 문구처럼
이전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에 비해 스케일이 상당히 커졌으며,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틀을 벗어나
세밀한 디테일과 얽히고 섥힌 관계 그리고 생각지 못했던 소재들로 인해
작가 자신조차 어느 인터뷰에서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평하는 작품이다.

숙명이란 제목이 책의 결말과 줄거리를 암시하고 있는 단어이다.
첫 만남부터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는 유사쿠와 아키히코
같은 학교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도 늘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것 처럼 맞서게 되고,
졸업 후엔 잊혀지나 싶었는데 한 살인사건으로 인해 다시금 만나게 되는데다
같은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 것까지 밀접하게 연결되는 두 주인공의 삶을 다루고 있다.
(마지막 장에 작가의 의도가 깔려 있으므로 먼저 펼쳐보지 말기 바란다.)

위 박스 설명에서처럼 이 소설에서 독화살 살인사건이란 소재는
단지 두 주인공이 다시금 만나게 되는 연결고리만으로 작용할 뿐이고
실제 이야기의 중심에 놓이는 것은 좀더 스케일이 큰 대기업의 치부와
그로부터 발생하게 된 두 주인공의 숙명적 삶이다.

작년에 꽤 인기를 끌었던 뇌 관련 책들이 있었는데 이 작품에서도 뇌과학이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.
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듬해 낸 변신이라는 작품에서도 뇌이식을 소재로 하였는데
이런 점이 여타의 추리소설과와는 궤를 달리한다고 보여진다.
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과학적 소재를 작품에 끌어들임으로써
다른 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.

상당히 재밌으며 몰입도 역시 큰 작품이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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